‘국정농단 몸통’으로 지목된 전 대통령 박근혜씨가 전격 구속됐다. 지난해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태’가 폭로된 지 6개월, 탄핵소추안이 인용된지 21일 만이다. 측근 수사, 특검, 탄핵을 거쳐 재판 국면에 임박한 국정농단 사태는 수 개월 후 박씨에 대한 유·무죄 선고로 최종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 파면된 전 대통령 박근혜씨가 3월30일 오전 10시20분 경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사진=포커스뉴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판사는 31일 새벽 3시경 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실질심사가 종료된 지 8시간 여 만이다. 강 판사는 “주요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판단 요지를 밝혔다.
이로써 박씨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세번째로 구치소에 수감되는 전직 대통령 기록을 남기게 됐다. 박씨는 헌정 사상 최초로 임기 전에 파면된 전직 대통령이자 최초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전직 대통령 불명예도 함께 남겼다.
박씨는 영장이 발부된 지 1시간 30분 여 후인 새벽 4시29분 경 검찰이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검은색 차량을 타고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출발했다. 박씨는 차량 뒷좌석 가운데에 앉았고 박씨의 양 옆 검찰 수사관이 동석했다.
박씨는 서울중앙지검을 출발한 지 16분 후인 4시45분 경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서울구치소에 도착했다. 그는 간단한 인적사항 확인 및 건강상태 진단 절차를 거쳐 수의 번호를 받은 뒤 수의를 착용하게 된다. 박씨는 2평 남짓한 독방에 수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박씨는 30일 오전 10시30분부터 저녁 7시10분 경까지 8시간40분 동안 영장실질심사(구속전 피의자 심문)를 받았다. 박씨는 오전 10시20분 경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한 박씨는 웃음기 없는 표정으로 차량에서 내린 뒤 미리 마련된 포토라인에 서지 않고 곧장 법정 출입구를 통과했다.
박씨는 영장실질심사 내내 자신의 혐의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판사는 심문 종료 시점에 이르러 박씨의 유치장소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내 유치시설’로 지정했다.
검찰은 지난 21일 박씨가 소환조사를 받았던 청사 내 10층의 특정 공간을 유치시설로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청사 1층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검사실 다수와 조사실, 변호인 대기실 등이 마련돼있다.
박씨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이제 본격적인 기소 절차를 밟게 된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수 일 간 추가 수사를 진행한 뒤 구속영장 유효 기간 만료 전에 박씨를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사전구속영장의 유효기간은 10일 정도다.
검찰은 전직 대통령 예우를 고려해 구속기간 연장 신청을 하지 않고 유효 기간 내 기소를 마무리 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대선 정국에 끼칠 정치적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오는 4월17일 전에 박씨에 대한 기소를 마무리할 확률이 높다. 4월17일은 19대 대통령 선거 운동이 공식 시작되는 시점이다.
본격적인 재판 절차는 대통령 선거날인 5월9일 이후에 개시될 것이라는 의견이 중론이다. 1심 구속기간이 최대 6개월인 점에 비춰 박씨에 대한 유·무죄 및 형벌 선고는 늦어도 10월 초중순 경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박씨 측은 유죄가 선고될 경우 항소를 할 가능성이 높다. 1심 판결에 불복하는 항소 및 2심 판결에 불복하는 상고 모두 피고인 구속가능기간이 최대 6개월임에 따라 박씨의 혐의에 대한 최종 선고는 2018년 하반기 중에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검찰 측은 박씨의 뇌물죄 규명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뇌물죄는 박씨의 혐의 중 가장 형량이 무거운 것일 뿐더러 지난 박영수 특검의 국정농단 수사의 핵심 사건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임원 5인은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국정농단 주범으로 지목된 최순실씨는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박씨는 최순실씨와 함께 삼성그룹으로부터 약 433억 원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사고 있다.
향후 재판부가 뇌물죄를 유죄로 선고할 경우 박씨가 받을 수 있는 최고 유기징역 형량은 45년이다. 특가법(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1항은 수뢰액이 1억 원 이상인 경우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정하며 현행법상 최고 유기 징역 형량은 30년이다.
30년 형을 선고받을 시 박씨는 경합범 형량 규정에 따라 30년의 1.5배인 45년 형이 최종 선고된다. 형법은 다수 범죄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가장 중한 범죄 선고형의 2분의 1을 가중하도록 정한다.
유죄 선고가 나더라도 7년6개월로 감경될 여지도 있다. 박씨가 자백의 태도를 취하거나 재판부가 법관의 재량으로 형을 덜어주는 '작량감경'을 택할 경우, 형법 53조에 따라 형량은 절반까지 감경된다. 이 경우 뇌물죄 최하 형량의 절반인 5년 형이 선고돼 최종 7년6개월로 귀결될 수 있다.
지난 2008년 ‘삼성 특검’ 당시 특가법 상 배임 등으로 기소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경우 경제적 기여 등의 이유로 작량감경을 받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과거 사례에 비춰 박씨의 재판부가 작량감경을 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박씨가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수개월 간 검찰과 박씨 변호인단 간의 치열한 법리 싸움이 이어질 전망이다. 박씨는 지난 21일 검찰 소환조사 당시 “내가 뇌물 같은 더러운 돈을 받으려고 대통령을 한 줄 아느냐“고 눈물을 흘리며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검찰이 특정한 박씨의 혐의는 최소 13개다. 검찰이 지난 27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한 구속영장청구서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죄 관련한 혐의 사실 10개, 뇌물·공무상비밀누설·강요미수 혐의 등 총 13개 범죄 사실이 기재됐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또는 강요죄에 해당되는 사건으로는 △미르·K스포츠재단 774억 원 강제출연 △최씨 이권 위해 현대차그룹에 73억 원 상당 계약 강요 △롯데에 K스포츠 70억 원 추가 출연 요구 △KT에 최씨 측근 인사청탁 등 강요 △최씨 이권 위해 포스코에 펜싱팀 창단 강요 △최씨 이권 위해 그랜드코리아레저에 장애인펜싱팀 창단 강요 △KEB하나은행 특혜인사 개입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국장 사직 강요 △문예계 블랙리스트 작성·집행 지시 △문체부 1급 공무원 시작 강요 등이다.
검찰은 박씨의 ‘CJ 이미경 부회장 퇴진 압력’ 행사 건에 강요 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박씨는 지난해 11월 구속기소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과 함께 공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청와대 문건 47건을 유출한 혐의도 사고 있다.
박근혜, 서울구치소 도착·수감..'미결수용자' 신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 장소인 서울구치소로 31일 호송됐다.
박 전 대통령은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미결수용자 신분으로 즉시 수감 절차를 밟게 된다.
서울구치소 측은 '신입자'로 분류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사진촬영, 지문채취, 수용자 번호지정 등 법률이 정한 조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독방 배정할 듯..사진촬영·지문채취·수용자번호 지정
(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오전 서울구치소에 수감되기 위해 검찰차량을 타고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강부영 서울중앙지법 영장 전담 판사는 증거 인멸 등의 우려가 있다는 검찰 측 주장을 받아들여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송진원 최송아 기자 =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 장소인 서울구치소로 31일 호송됐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10층에 마련된 임시 유치시설에서 대기하다 구속영장이 발부된 후 검찰의 K7 승용차를 타고 검찰청을 나섰다.
이 승용차는 이날 오전 4시 45분께 경기 의왕시 소재 서울구치소 정문을 통과해 안쪽으로 들어갔다.
박 전 대통령은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미결수용자 신분으로 즉시 수감 절차를 밟게 된다.
서울구치소 측은 '신입자'로 분류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사진촬영, 지문채취, 수용자 번호지정 등 법률이 정한 조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혼자 생활하는 '독거실'에 수용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피의자 심문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10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9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썰전' 문재인 편 시청률은 8.174%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주 방송분 7.084%에 비해 1.090%P 대폭 상승한 수치다.
또한 이날 'JTBC 뉴스룸' 시청률 8.121%를 제치며 종편 프로그램 통틀어 이날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썰전' 문재인 출연은 차기 대선주자 릴레이로 꾸며졌고, 문재인은 다양한 입담은 물론 아내와의 러브스토리, 각종 의혹에 대한 명쾌한 해명과 대선 공약 등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썰전 문재인 시청률
전원책 문재인은 동문이었다며, 전원책은 문재인을 대학시절부터 알았다고 했다. 전원책은 "맨날 데모하고 다니는데 어떻게 모르냐"고 했다.
이어 "앞으로 우리나라의 위대한 좌파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시민은 이날 문재인에 정치를 하다보면 수모를 당하는 순간도 있지 않느냐고 했다. 이에 문재인은 "저는 잘 참는 편이다. 워낙 오랫동안 공격을 많이 받아왔다. 과거에 노무현 변호사와 함께 김대중 대통령을 지지하고 민주당을 지지하는 편에 섰었다. 그 당시 부산 바닥에서 그런 입장에 선다는 것은 거의 왕따 당하는 거였다. 빨갱이 소리 듣고 그랬다. 그때부터 공격받는데는 강하다"고 말했다.
문재인은 대학시절 유신 반대 시위를 하다 최루탄 가스를 맞고 기절했을 때 옆에서 간호해주던 여인이 지금의 아내라고 말했다.
문재인은 "비상학생총회 열어서 시국토론하다가 '드디어 나가자'하고 선두에 태극기를 들고 교문 향해 직진하는거다. 교문 앞에 가스차 한 대가 있었다. 다가갈 때까지 발사 안 하다가 코앞에서 응축된 걸 맞았다. 순간적으로 기절했는데 기억을 깨니 누군가가 물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주더라"며 "그것이 바로 지금의 아내"라고 했다.
유시민은 "제정신이 아닐 때 만난거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문재인은 아내와 그 전에도 학교 파트너로 만나 얼굴은 알고 있었다고 했다.
김구라는 "대선 주자 아내들에 대한 기사도 심심찮게 나오는데 아내분은 동지형으로 분류되더라"고 했다. 이에 전원책은 "쉽게 말해 아내 분도 좌파다"라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문재인은 특전사 시절 폭파 전문이었고, 수중 폭파도 해야 하기에 스킨스쿠버도 배웠다고 했다. 그는 "나는 그때 일급기밀, 작전명령 그런 것을 다루고 했다. 그런데 나보고 종북이라고 말하면 되느냐"고 했다. 이에 전원책은 "나는 그렇게 말한 적 없다. 왜 나한테 자꾸 그러냐"고 했다. 이에 유시민은 "변호사님이랑 친한 사람들이 그랬다"고 했다.
문재인은 전역 후 전두환 정권에서 민주화운동을 하다 구치소 수감 중 사법시험에 합격해 극적으로 석방됐다고 했다.
문재인은 "시험을 보고 결과를 기다리던 중 5월 17일 계엄 포고령 위반으로 구속됐다"고 했고 사법시험도 재수로 붙은 것이라며 "제가 재수에 강하다"고 했다.
이어 "사법시험 2차에 합격했다. 3차 면접시험으로 최종합격하는데 안기부요원과 사전 면접이 있었다. 유신 반대 시위 후회하지 않느냐고 한다. 원하는 답은 뻔하다. 그땐 철이 없고 지금은 들었다고 하면 된다. 그런데 그 말 하기가 자존심이 상해서 변함없다. 그때의 생각이 맞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그래놓고 나서 최종발표 하기 전에 후회되더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학생운동 전적으로 판사 임용이 되지 않았고 그때 부산으로 내려가 인권 변호사를 하며 노무현과 만나게 됐다고 했다.
문재인은 대선에 두 번째 도전하는 것에 대해 "지금은 절박하다. 지금 우리 국민들이 받는 고통을 생각하면 정말 절박하다. 정권교체가 되지 않으면 우리나라가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나라가 되지 않을 것 같다"고 간절함을 보였다.
또한 다른 정치인들과 일부 언론으로부터 숱한 공격과 비난을 받는 것에 대해 개의치 않아 하며 "저는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하는데, 그들은 문재인을 보고 정치를 한다. 국민을 보고 정치하시라"고 말하며 눈길을 끌었다.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정윤회와 밀회하셨습니까" 묻자 "나라 품격 떨어지는 일" 대답 조윤선 구속엔 "뇌물도 아닌데 과해" 유진룡엔 "재직·퇴임 때 말 달라" 특검 최순실과 경제공동체 논리엔 "말 안되는 거짓말 억지로 엮어"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과 인터뷰를 하고,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관련해 음모론을 제기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 음모론 제기한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약 한 시간 동안 인터넷 방송 ‘정규재 TV’에 모습을 드러냈다. 다소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박 대통령은 대체로 담담한 어조로 대답을 이어갔다. 정유라(21)씨가 박 대통령의 딸이라는 루머에 대한 질문엔 짧은 실소가 앞서기도 했다. ‘정규재 TV’는 정규재(60) 한국경제신문 주필이 운영하는 인터넷 방송이다.
박 대통령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이렇게 정말 말도 안 되는, 사실에 근거하면 그냥 깨질 일들이 이렇게 자꾸 나온다는 거는 얼마나 많은 오해와 허구와 거짓말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가를 역으로 증명하는 거라고 보여요”라고 말했다. “정윤회와 밀회를 하셨습니까”라는 질문에 “나라 품격 떨어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Q : 오늘(25일)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헌재에서 폭로를 했다. 심정이 어떤가.
A : “장관 재직 때의 말과 퇴임 후의 말이 달라지는 게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Q :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거나 향정신성 약물에 중독돼 있다는 의혹도 있다.
A : “향정신성 약품을 먹었고 굿을 했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고 터무니없는 이야기다. 탄핵을 위해 그토록 많은 거짓말을 만들어낸 것이라면 탄핵 근거가 얼마나 취약한 것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Q : 태블릿PC에 대한 보도 이후 최순실씨로부터 일부 조언받은 것을 시인했고, 이 때문에 의혹들도 전부 시인한 것처럼 된 상황이다.
A : “태블릿PC에서 많은 국정자료가 쏟아졌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 ‘저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최순실씨가 사익을 취했다는 등의 내용은 정말 처음 들었다. 하지만 몰랐다는 것도 내 불찰이기 때문에 사과를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Q : 특검은 최순실씨와 대통령이 경제적 동일체라는 논리를 전개했다.
A : “그 자체가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다. 엮어도 너무 억지로 엮은 것이다.”
Q : 최순실씨가 대통령 뒤에서 조종을 하고 청와대를 사유화한 것은 인정하나.
A : “기밀 누설과 정책 관여는 전혀 말이 안 되는 것이고, 인사 문제는 얼마든지 추천할 수 있다. 하지만 추천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되는 시스템이 전혀 아니다.”
Q :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이 블랙리스트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된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A : “뇌물을 받은 것도 아닌데 구속까지 한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너무 과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Q : 블랙리스트 자체는 옛날부터 있었던 것인가.
A : “모르는 일이다.”
Q : 특검에 출석할 계획인가.
A : “조사에 임하려 한다. 일정 조율 중이다.”
Q : 최순실씨 는 박 대통령에게 어떤 존재였나.
A : “오랜 시간 알아왔고 혼자 지내는 저를 위해 심부름도 해 주고 도와준 사람이다. 그런데 최근 전개되는 일을 통해 최씨가 사익을 추구했다는 등 내가 몰랐던 일이 많이 있었다고 하니 그런 불찰에 대해 마음이 상했다.” 인터뷰 내용은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한 주장과 큰 차이가 없었다. 수사 대상이나 탄핵 사유와는 무관한 ‘시중 루머’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많이 오갔다. “최순실씨와 고영태씨의 관계를 느끼셨느냐” 등의 질문에 박 대통령은 “민망스럽기 그지없는 이야기들” “저질스러운 거짓말” 등으로 반응했다.
정유라 특혜 의혹엔 "어릴 때 본 게 전부”
정작 박 대통령과 관련한 주요 의혹에 대한 질문은 없었다.
‘대통령의 지시’가 적힌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17권),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헌법재판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인정한 ‘기밀문서 유출’은 거론되지 않았다.
안 전 수석은 지난 16일 헌재에 증인으로 출석해 “언론 등을 통해 국정 농단 문제가 불거진 뒤 박 대통령에게 비선실세 부분을 인정하자고 제안했지만 반응이 없었다”고 증언했다.
정 전 비서관도 지난 19일 헌재 증인신문에서 “e메일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해 최순실씨가 대통령 연설문과 국무회의 자료, 장차관급 인선안 등을 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정책과 기밀을 알았다는 것은 아예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은 지난 18일 서울중앙지법 공판에서 “대통령이 최씨의 이야기를 들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말해 그것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의견을 드렸다”고 기밀 전달 과정에 박 대통령이 개입했음을 시인했다.
박 대통령은 정유라씨와 관련된 특혜 의혹에 대해 “어릴 때 본 게 전부”라고 말했다.
반면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지난 23일 헌재 탄핵심판에서 “정유연같이 재능 있는 선수들을 위해 그런 영재 프로그램을 잘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대통령 말씀이었다”고 증언했다.
박 대통령은 "최씨와 내가 경제 공동체라는 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니까 특검에서도 철회했다”고 말했다.
이규철 특검보는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경제적 공동체는 법률적인 개념이 아니다. 지금까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박 대통령과 최씨 사이의 이익 공유 관계는 관련된 여러 자료를 통해 상당 부분 입증됐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임장혁·정진우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당당하면 JTBC 나가라" 박 대통령 인터뷰 '비난 폭주'
국민일보 박상은 기자입력 2017.01.26 00:45
설 연휴를 앞두고 ‘뜬금 인터뷰’를 가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
단 한번도 언론사와 단독 인터뷰를 하지 않았던 박 대통령이 인터넷 방송에 등장하자 네티즌들은 “상황이 불리해지니 입맛에 맞는 언론사를 골랐다”며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박 대통령은 25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과 만나 약 1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인터뷰 영상은 정 주필이 운영하는 인터넷 방송 ‘정규재TV’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박 대통령이 언론의 단독 인터뷰에 응한 건 취임 후 처음이다. 정 주필은 2012년부터 인터넷 방송 ‘정규재TV’를 운영하며 극우적인 견해를 펴왔다. 정 주필은 이날 인터뷰 예고 영상에서 “헌재 변호인단에서 대통령께 ‘정규재TV’에 나가보는 게 어떻겠냐고 얘기 한 것 같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오래전부터 (탄핵을) 누군가가 기획하고 관리해온 것 같다”며 음모론을 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촛불집회를 ‘광우병 시위’에 비유했고, 보수 단체의 태극기 집회는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라고 평가했다.
인터넷 방송, 그것도 녹화로 진행된 해명 인터뷰는 네티즌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SNS에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게 해주는 인터뷰, 누가 궁금해 하나” “인터넷 방송이 아니라 검찰 조사에 나와서 이야기해야지”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른다” 등의 비난이 폭주했다.
“대통령으로 위신이 있다면 3사 공중파에 생방송으로 사과를 하고 진실을 말하라” “그렇게 당당하면 JTBC에 나와서 질문을 받아라” 등의 일갈이 가득했다.
이날 인터뷰는 설 연휴를 앞두고 보수층 지지 결집을 위한 목적이 강하다.
특검 수사와 헌재 탄핵심판 등 전반적 상황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느낀 것으로 보인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이날 오전 “3월13일까지 탄핵심판 결정이 선고돼야 한다”고 밝혔다.